저자 소개 - 진은영

∎ 저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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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은영

      - 1970년 대전 출생
      - 이화여대 철학과 졸업
      - 이화여대 대학원 철학과 박사
      - 박사학위 논문 『니체와 차이의 철학』
      - 2000년 『문학과 사회』에서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외 3편으로 등단


∎ 저자 소개

나는 건망증이 심하다.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고 사물을 응시할 때마다 깊은 감동을 받고 즐거움을 느끼지만 그것들을 금세 잊는다. 마르께스는 늘 새벽에 일어나 '손이 식기 전에' 글을 쓴다고 했다. 나도 나를 건드린 사물들, 사람들, 그리고 책에 대한 기억이 내 손에서 식기 전에 뭔가 써보고 싶다. 나는 쓰는 일을 통해, 사라진 사물들과 시간 속에 거주한다.

나는 오랫동안 아름다운 시들을 읽었고 스피노자, 칸트, 니체의 철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맑스와 용수(나가르주나)와 들뢰즈를 내게 가르쳐 주고 함께 읽었던 이들을 사랑한다. 그 소중한 시간들에 대한 기록으로 시집 『일곱개의 단어로 된 사전』(2003)과 칸트에 대한 책,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2004)를 출간했다.



∎ 관련 글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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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망증이 심하다.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고 사물을 응시할 때마다 깊은 감동을 받고 즐거움을 느끼지만 그것들을 금세 잊는다. 마르께스는 늘 새벽에 일어나 '손이 식기 전에' 글을 쓴다고 했다. 나도 나를 건드린 사물들, 사람들, 그리고 책에 대한 기억이 내 손에서 식기 전에 뭔가 써보고 싶다. 나는 쓰는 일을 통해, 사라진 사물들과 시간 속에 거주한다.

나는 오랫동안 아름다운 시들을 읽었고 스피노자, 칸트, 니체의 철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맑스와 용수(나가르주나)와 들뢰즈를 내게 가르쳐 주고 함께 읽었던 이들을 사랑한다.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진은영과 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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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까지 말썽을 부리면 엄마가 정말로 집 나갈까봐 아주 모범적이고 얌전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한때의 좌우명은 남의 인생에 매직 같은 사람이 되자! 누군가의 삶에 마술처럼 느닷없는 기쁨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열망으로 가득 찬 때가 있었다. 당연히 대학시절이 모범적이기는 힘들었다. 칸트의 20대처럼 엄밀한 사유 훈련과 철학에 대한 성실한 학습은 없었다. 규칙적으로 한 일이라곤 가두시위와 노동자신문 판매 정도. 그렇지않았다면 지금쯤 괜찮은 철학연구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후회는 없다.(중략)

친구들과 놀면서 알게 된 뒤늦은 깨달음 하나. 나는 남의 인생에 매직이라기 보다는 폭탄이었다. 바로 이 점에서 나는 칸트에게 강한 동질감(?)을 느낀다. 철학사에서 칸트는 폭탄과 같은 존재. 물론 자신을 하나의 다이너마이트로 불러달라고 한 것은 니체였지만, 사실 그는 철학 속의 매직, 철학자 시인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칸트는 그 난해함과 복잡함으로 우리 사유의 용향을 날려버리는 진정한 폭탄이다(그러니 항상 위대한 마술사와 시인을 흠모해왔던 나는 당연히 니체를 전공하였던 것이다.

<『일곱개의 단어로 된 사전』「커다란 창고가 있는집」>
  1
여자가 이사오던 날 밤
어둠은 글라이올러스처럼 피어났다
여자는 방에서 나와
마당 끝에 있는 창고로 걸어 들어갔다
둔중하게 철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은 여자가 없을 때
몰려와 창고 문을 두드려보았다
이웃집 K가 말했다
- 그녀는 귀중한 걸 넣었습니다
   그러나 무엇인지 보지 못했습니다
   너무 어두웠기 때문에

사람들은 수군거렸고
용감한 X와 Y가 열쇠를 훔쳐왔다
여자의 열쇠가 말했다
- 무언가 대단한 걸 넣어두었습니다
   그러나 알 수 없습니다
   문밖 구멍에 달려 있었기 때문에

  2
모두의 이마 위에
번쩍이던 철문 위에
시간의 부드러운 염산 방울이
똑, 똑, 떨어져내렸다
붉게 썩어가는 창고 앞에서
다시 회의가 소집되었다
- 무엇이 들었습니까

여자가 대답했다
- 무언가 귀중한 걸 넣어두었습니다
  그러나 알 수 없습니다
  그땐 너무 젊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궁금했고 그녀도 그랬다
모두들 문을 열어보기로 했고
넣어둔 것을 기증하기로 했다
어둠 속에서 여자가 떨리는 손으로 열쇠를 돌렸다
500
창고 속으로 별빛이 쏟아지며
텅 빈 안이 환하게 드러났다
여자와 사람들은 밤하늘을 향해 외쳤다
- 우리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굉장한 것이 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잠가두었기 때문에


∎ 저·역작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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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링크



- 한겨레 인터뷰 : 현대 차이철학의 허무주의를 극복하라
- 경향신문 기사 : 진은영 - 청신한 몸 유연한 머리의 언어

- 종이와 바다사이 블로그 : 「나는 시를 이렇게 쓴다」 진은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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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0 17:31 2008/04/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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