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주년 노동절, 1886년 5월 1일 그리고 2008년 5월 1일
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2008/04/30 19:01
“노동일을 무제한으로 또 무자비하게 연장하려는 자본의 충동은 수력과 증기와 기계에 의해 맨 처음 혁명이 일어난 산업부분들에서 먼저 충족된다. 물질적 생산방식의 변화와 이에 상응하는 생산자들의 사회적 관계의 변화는 처음에는 노동일의 한계를 무제한으로 확대시켰고, 다음에는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휴식시간을 포함하는 노동일을 법률에 의해 제한하고 규제하고 균일화 하는 사회적 통제를 초래했다.”(칼 맑스 『자본』, 10장 7절 “표준 노동일을 위한 투쟁” 중에서)
자본주의 체제 초기, 노동자들의 하루 노동시간은 10시간을 넘어 20시간에 육박할 정도였습니다. ‘노동절(메이데이)’는 그런 무자비한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노동자들의 투쟁에서부터 유래하였습니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의 맥코믹 농기계회사의 노동자들은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는데, 집회 도중 원인모를 폭발로 인해 70여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당시 경찰당국은 아나키스트 활동가 8명을 주모자로 몰아 처형하였지만, 그들이 폭탄과 관련되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들에겐 폭발사건의 범인을 찾는 일은 관심 밖에 있었고 단지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노동시간 단축 투쟁의 열기를 잠재울 계기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 일로 인해 국제적인 항의가 빗발쳤지만 미국정부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들을 교수대로 보냈습니다.
(당시 미국의) “아나키스트들은 8시간 노동일이 오직 직접행동과 연대를 통하여 쟁취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들은 이 투쟁을 다만 사회혁명과 아나키즘(“협동적 생산체제에 기반을 둔 자유사회”)의 구현으로 끝나게 될 계속되는 계급투쟁 속에서의 하나의 전투라고 간주했다.”
노동절의 유래가 되었던 그들의 투쟁은 바로 저러한 아나키즘에 기반한 운동이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그들의 사상은 러시아의 아나키스트 크로포트킨에게 영향을 받은 이탈리아의 아나키스트 반제티의 사상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나는 지금도 아나코-코뮨주의자이고 마지막 순간까지(내가 실수했다고 깨닫지 않는 한) 아나코 코뮨주의자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코뮨주의가 가장 인간적인 사회계약의 형태라고 믿으며, 인간이 해방을 위해 일어설 때에만 고귀하고 완전해진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세계를 뒤흔든 상호부조론』중에서 ‘반제티의 법정진술’)
노동절이 전세계 노동자들의 기념일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인, 1886년 시카고에서의 투쟁이 아나키스트들에 의해서 일어난 사건이었지만, 그 날을 ‘노동절’로 규정하고 오늘날과 같은 형식으로 만들어 낸 데에는 맑스주의자들의 역할이 상당했습니다.
“대회는 이번 파리대회의 모든 결정을 수행하는 것 외에도, 대규모 국제적 시위를 조직하여, 모든 나라와 모든 도시에서 하나의 지정된 날짜(5월 1일)에 노동대중들이 국가당국에 8시간 노동으로의 법률적 단축을 요구하기로 결의한다. 유사한 시위가 1888년 12월 세인트 루이스에서 열린 미국노동연맹(AFL)에 의해 1890년 5월 1일에 열리기로 결정되었으므로, 이 날을 국제적 시위의 날로 받아들이는 바이다.”(1889년 「제2인터내셔널 파리대회 결의문」중에서)

당시 ‘인터내셔널’은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여러 사상가와 정치조직들의 대표들로 구성된 국제적 연대체였습니다. 이 조직은 맑스주의적 전통 속에 있었구요. 맑스와 엥겔스는 시카고 노동자들의 투쟁이 일어나기 40여년 전에 발표한 『공산당 선언』에서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광범위한 계급, 전복적 계급으로서 ‘프롤레타리아트(노동자 계급)’을 규정하였습니다.
그들이 『공산당 선언』을 쓰던 당시의 노동환경은 아래와 같았다고 합니다.
“...프롤레타리아트가 일하는 곳이라고 더 좋을 리 만무했다. 당시에는 대량생산이 새로운 사회적 풍속이었다. 일주일에 6일 동안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아침에 쏟아져 들어갔다가(14시간 뒤인) 저녁에 쏟아져나왔다.(『세계를 뒤흔든 공산당 선언』중에서)
하루 14시간 노동하는 환경은 노동자에게 건강의 악화와 수명의 단축을 불러왔고, 자본가에겐 자본의 증대와 노동자들의 투쟁을 불러왔습니다. 『공산당 선언』출간부터 시카고의 투쟁까지 4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노동환경, 시간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맑스주의자들과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자본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세력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그런 전통 속에서 5월 1일은 전세계 노동자들의 기념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세계 노동자 운동의 노래 L'internationale 인터네셔널가>
“...소수성이란 숫자가 아니라 척도의 문제이다. 서구사회에서 백인, 남성, 기독교도에 해당하는 이들은 그 숫자가 얼마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적 지위를 차지한다. 그 이유는 그들이 사회의 가치척도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그 척도에서 벗어나 있는 자들은 수가 셀 수 없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비주류, 즉 소수자의 자리를 차지한다. 소수자들은 그 척도에 의해 억압받고 차별받는 자들이다...(중략)...정부가 하는 말은 항상 똑같다. ‘당신들의 요구는 정당하지만 우리에게는 돈이 없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를 솔직한 눈으로 바라보자. ‘전체’를 위해 희생해야 할 ‘부분들’이 사실상 전체이고, ‘정상’에서 벗어나 ‘예외’가 정상을 이룬다.”(부커진R 『소수성의 정치학』, 창간사 「R을 쓴다」중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성적 소수자, 새만금 개펄의 게과 어민들 모두 소수자들입니다.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오랜 투쟁의 전통 안에서 노동시장의 유연화 경향, 개발중심주의 등 한국사회의 다수적 척도에서 벗어나 있는 모든 이들이 소수자, 즉 현대의 ‘프롤레타리아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노동절의 시작은 노동시간의 단축을 요구하는 투쟁이었지만, 그것은 단지 그때의 그 요구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수많은 의미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날에 부여된 의미들, 아직도 다수의 이름으로 소수를 억압하는 자본주의적 척도에 대한 ‘반대’라는 의미로 우리의 118주년 세계노동절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노동절 기념행사는 5월 1일 오후 1시에 대학로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그린비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비정규직 문제, 이주노동자 문제 등 우리 삶을 잠식해 오는 온갖 문제들에 대해서 저마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1886년의 시카고 노동자들, 자본주의에 반대해 왔던 모든 친구들과 시대와 국경을 넘어서는 우정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그들’의 척도를 넘어서, 우리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웹 기획팀 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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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해결'이 아니라 '이행'
Tracked from 鄭君의 불규칙한 생애 2008/05/01 11:11 삭제어떤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가능할까? 해결의 의미가 어떤 문제를 잘 풀어서 문제없는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문제'를 전제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가 이미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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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5월1일 놀아요 ? "
Tracked from 물구나무서서 세상보기 2008/05/20 19:50 삭제" 5월 1일 놀아요 ? " 몇년전 까지만 해도 은행이나 회사에 이런 문의 전화가 심심치 않게 걸려오곤 했다. 아니 그 훨씬 전에는 5월1일 노동절이라는 단어를 쓰면 빨갱이라고 의심받던 무지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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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린비네. 좋은 책 잘 읽고 있습니다.
커서님 안녕하세요.
저도 커서님의 블로그를 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시원시원한! 글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