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아버님 손에서 5살부터 고교 졸업때까지 성장하였다. 유난히 나를 예뻐하시던 할아버님께서는 어린 나를 무릎에 눕게 하시고,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우리 나라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자장가처럼 해주시곤 하였다.
그런데 한참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야기 그 자체도 좋았지만 그보다는 말씀해주시는 할아버님의 눈빛과 표정, 작은 떨림 하나를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이 더 많았다. 특히, 내 조부모님께서는 두분 모두 이북에 부모 형제를 놓고 오신 이산가족이시어 TV를 보시며 눈물흘리시던 모습을 한두번 본게 아니었다. 이 속에서 나는 일제의 만행은 물론 한국전쟁의 끔찍한 비극까지 모두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 나라를 여는 데 이름도 명예도 없이 일조하신 분으로써 나라의 발전을 소망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이 나라의 국민으로써 내 몫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기를 수도 있었다.
현재 나의 할아버님께서는 전북 임실 국립 호국원에 안장되어 계신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자 무공훈장 수여자이시기 때문이다. 이제 다가오는 현충일을 맞아 나는 이제 갓 돌지난 딸아이와 함께 할아버님을 뵈러 갈 것이다.
임실 호국원에 가보면 여러 시설들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사용되던 전차 등을 비롯한 무기도 있고 기념관도 있다. 나는 내 딸아이가 증조 할아버지의 삶 그 자체와 호국원의 방문만으로도 큰 배움을 얻으며 자랄 수 있으리라 굳게 믿고 있다.
역시 교육은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말과 행동이 하나되는 내 삶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가장 으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올 2008년은 호국보훈의 달 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제대로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가, 권력은 어디서부터 나오고 이 나라의 미래는 누가 만들어가는가. 나라를 아끼며 사랑한다는 호국은 무엇이고 국가의 보훈은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 지 "촛불집회"를 통해 모든 내용의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가가 국민에게 어떻게 하면 안되는지까지도 교육가능하다.
그러나 무작정 밖으로 나가기 보다 TV뉴스를 보거나 인터넷 기사, 사진, 재밌게 나온 플래쉬 등을 보며 가볍게 대화하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촛불집회를 통해 이 땅의 주인으로써 국민의 의사를 표현하는 모습, 국민에게 권력위임을 받은 정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렇게 집회를 하는 이유가 이 나라를 진정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이고, 국민의 요구에 귀 기울여 정책을 입안 및 추진하는 게 국가의 진정한 보훈이라는 내용으로 충분한 설명을 진행해보자. (사실 호국보훈의 달 1회성 기념행사는 말 그대로 행사에 가깝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육은 균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측의 주장도 충분히 얘기해주어야 함을 잊지 말자. 그리고나서 우리 아이들의 질문과 반론에 성실히 임함으로 자유로운 토론과 촛불문화제의 참여를 통해 현장 견학 및 교육까지 나아간다면 교육은 더할 나위없이 이상적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온 몸으로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해 나갈 수 있는 흔치 않은 좋은 기회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다시 찾아온 호국보훈의 달 6월. 항상 치뤄지는 1회성 행사 방문보다는 현장에서 살아 있는 교육을 진행해보자. 특히, 수만명이 참여하는 21세기를 사는 오늘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촛불문화제는 우리 아이들 가슴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며 민주주의와 호국, 보훈에 대한 살아 있는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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