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있었던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을 꼽으라면, 원망스러운 남포동 사건을 주저 없이 선택하겠다. 기름값 폭등으로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있던 나는 멀리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였다. 운 좋게 마지막 지하철을 3분여 남겨두고 있었고 재빨리 표를 끊고 내려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어서 들려오는 마지막 지하철이라는 안내소리. '아싸~! 재수!~' 를 속으로 남발하고 있었는데, 기다리는 열차가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한 10분을 더 기다리다가 '혹시 방향을 잘못 탄 것 아니야?'란 생각이 들어 확인을 해보니 아뿔싸... 조금전 건너편에 정차했던 지하철이 내가 기다리던 그 마지막 지하철이였던 것이다.
스스로의 멍청함을 원망할수 밖에 없었다. 돈 아끼려다가 허무하게 지하철 요금만 버리고 밖으로 나가 택시를 타고 들어와야했다. 늦은 밤의 비와 12시를 넘긴 탓에 할증으로 비싸진 택시요금까지는 참을 수 있었지만,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많고 택시는 없는 상황은 '지금 이시간에는 샤워하고 누워잘 수 있었는데..'란 생각에 스스로의 잘못을 강박적으로 곱씹게 만들었다.
'휴..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스스로를 달래다가 '내가 왜 지하철 방향을 잘못 탔을까?' 머릿속으로 상황을 재현을 해보았다.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푯말 '<- 남포동 방면, 노포동 방면 ->'
그랫다. 남포동과 노포동 지역을 헷갈린 것이다. 집으로 가는 방면은 노포동 방면인데, 부산에 3년간 살았지만, 지하철을 많이 타보지도 않았고 집과 직장만 왔다 갔다 살다보니 부산의 지역명을 모르던 탓에 '노포동' 방면을 타야지 생각하고 탄 지하철이 남포동 푯말을 보고 탄 것 같았다.
예정보다 늦게 집에 들어와 집사람에게 괜히 'O포동' 헷갈린다며 딴지를 걸며 얼른 다시 서울로 이사가자고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사실, 같은 날 서울에서 오래간만에 탄 지하철에서도 생소한(?) 지명탓에 착각하여 약속시간에 늦었던 것이 기억났다. 하긴 서울에 사는 동안에도 갈아타는 역에서는 매번 헷갈렸었다. 어느 방면이라고 표시되있는 푯말은 지하철 도표가 없는 상태에서는 무의미할 때가 많다.
아... 이젠 지하철 없는 곳에 가서 살아야하나? 아니면 비싸더라도 그냥 택시나 차를 몰고 다녀야하나?
혼자 웃다가 잠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