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군중(群衆)에서 똑똑한 공중(公衆)으로2008/6/21
간만에 죽지도 않고 찾아온 뻘글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커피나 녹차 한 잔 하시면서 함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보면 좋겠습니다. ^^;

위의 제목은 불란서에서 살았던 '타르드' 라는 분의
'군중' 과 '공중' 에 대한 분리를 인용한 것입니다.
군중심리로 대변되는, 비이성적이고 개별적 판단력 없이
사람들 가는 대로 따라가는 군중과 똑똑한 개인들의 모임을
뜻하는 공중의 개념에 대해서 말했던 사회학자였죠.
(관련정보: http://100.naver.com/100.nhn?docid=153794)

저는 요 며칠 새에
우리나라에서 발현하고 있는 긍정적인 현상에 대해서
탐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upload image

(사진출처: http://lezhin.com/63, "나라가 불탄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금지, 뼈가 붙은 부위 금지와 관련한
요구의 목소리는 위의 사진들이나 여러 매체들에서 보셨던 것 처럼
'촛불' 을 든 시민들의 목소리에서 나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저마다 '고시철회', '수입금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적당한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서 길거리를 다닙니다.
우리나라 기성언론에서 이런 '시위자' 들을 바라보는 '시각' 이
'군중', 덧붙이자면 '어리석은 군중' 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잘못된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의 촛불을 든 시민들은
누구보다도 자신들의 주장을 또렷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요구가 매우 간단명료하기 때문입니다.
'내 아이에게 위험할 지도 모르는 먹을거리를 줄 수 없다.'
이 한가지 이유만으로 유모차를 이끌고 어머니들은
길거리를 거닐며 소신있게 자신의 주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

일부 언론이나 여당의원들, 그리고 정부 고위 관료들은
지금의 이 '시위' 에 대해서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조직' 이
있기 때문에 이 시위는 평화적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변질되어서 정권 퇴진운동으로 바뀌어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주장이 나온 데에는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2MB OUT' 구호 등...)
가장 큰 이유라면, 촛불 문화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특정 '불순' 조직에 '선동' 되는 '어리석은 군중' 일 것이다라는 시각도 있을 겁니다.

결론적으로는 역시 핀트가 어긋난 주장입니다.
광우병대책위원회 등의 조직이 분명이 있긴 합니다만,
시민들은 그 쪽 사람들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착한 양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의견이 맞지 않으면 독자적인 행동을 취합니다.
'나는 내 의지로, 내 소신대로 행동하겠다.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는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시위가 불법적이며, 군중심리로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배회한다는 그들의 시각에 문제가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니까요.
하다 못해 예비군 복장의 참가자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여성 참가자분들의
목소리도 분명히 존재하는, 그들 시각에서 보면 '자기들끼리 티격태격하는'
이상한 군중(혹은 집단)이지요.

집단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를
단순히 누군가가 선동해서 그렇다라고 본다면
이번 이 촛불문화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데에는
자신들의 주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밑바탕에 깔린 것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촛불이라는 공통적인 상징을 들고
길거리에 모이지만 그들은 염연히 자신과 타인을 구별합니다.
하나된 목소리로 의견을 표출하지만 동시에 그 속에 자신만의 소신을 담습니다.
'이제 해산합시다.' 라고 누군가가 이야기하면 '예, 먼저 가세요.' 라고 하는 세상입니다.

*

시대가 변했습니다.
또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이전 시대와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 변화의 시발점을, 인터넷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들의 권위마저 조롱할 정도로,
우리 국민들의 시야는 확연히 넓어졌고
보고 듣는 정보의 양도 많아졌습니다.
더 이상 언론들의 왜곡된 사실을 믿지 않으며
오히려 소비자 권리보호운동을 통해서 퇴출 운동까지 벌입니다.

모든 변화의 시발점.
기존 매스미디어를 대체하는 인터넷의 확산과 보급은 어쩜 오늘날의
이 촛불 문화제를 비롯한 '적극적인 국민들의 정치참여' 의
단단한 밑거름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바뀌자 바로 말 바꾸기를 하는 언론.
잘못된 사실을 마치 사실인 양 말하는 국회의원.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 진실과 거짓을 명명백백 알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잘못된 지식이나 태도로 일관했다가는
사람들의 조롱거리 밖에 되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거짓된 선동' 에 속지 않습니다.
더 이상 '진실됨 없는 모습' 에 속지 않습니다.
이미 그런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
국민들의 정치적 수준이 높아지고,
그에 맞게 더 날카로운 칼날을 갈아낼수록
대한민국에 암적인 존재들을 더 확실히, 더 깔끔하게
도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조금씩이지만 분명한 모습으로
우리나라 정치사가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군중' 은 없습니다.
맹목적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처절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똑똑한 '공중' 이 있습니다.
웃으면서,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 시위합니다.
비장하지만 비장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표출하는 데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언론에게는 서슴 없이 '넌 잘못하고 있다!' 고 말합니다.
옳치 않은 말을 하는 의원에게는 '거짓말 하지 마라!' 고 말합니다.
취임후 100일동안 본인 스스로 '실정' 을 인정한 대통령에게 우리는
각자 하고픈 말을 서슴 없이 말합니다.
그들은 소통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서슬 퍼런 눈빛으로 자신들을 주시하는 데 무슨 배짱을 부릴까요.

*

참여, 개방, 소통.

앞으로의 IT세상을 압축한 Web 2.0 이라는 용어는
다시 민주주의 2.0 으로, 또 미래를 이끌어가는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일방적 소통' 에만 재주가 있던 자들은 도퇴할 것이고,
새로운 '열린 소통' 을 위해 노력하는 자들은 살아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
우리들, 공중(公衆)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문화관광체육부의 교육자료에서 대중들은 멍청하니 잘 꼬드기면 된다는 내용이 있어 파문이 일었던 적이 있다. 굳이 요즘 사례가 아니더라도, 과거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대중을
blog/Dr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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