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친절에 행복해지는 하루 :: 2008/06/24 13:12
미국은 한국에 비해 사람들끼리 부딪히는 일도 적고, 반드시 excuse me를 건넨다고들 하지.
한국은 아지매들 어깨로 밀치고 손으로 밀치고 엉덩이로 밀치며 주변인들 아랑곳하지 않는다고들 하지.
이러면서 역시 한국은 듣보잡 후진국이고 미국은 선진국이라는 발상을 내놓는 찌질이들이 있다.(분명 있다.)
그놈들 데려다가 아침 8시 25분에 7th ave. 37-8th st. 쯤에 세워놓고 싶군.
물론 한국에 비하면 평균적으로 사람들과 부딪히는 횟수가 적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평균적이고,
출근시간 때는 얄짤없다.
나 출근하면서 발목도 차여보고 손으로 밀쳐지기도 해보고 어깨뚝심에 밀려 넘어질 뻔도 해보고 파란불이라 횡단보고 건너는데 운전자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온갖 상욕 다 하고 지나가는 것도 겪어봤다.
(파란불이었다니까?)
그 시간의 통근자들은 악마다!! 아귀다!! 쥐색히다!
그런 날은 회사 도착해서 하루종일 기분이 엄청 나쁘다.
그런데 오늘 아주 기분좋은 일이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거였다.
인도에 뭔가 잔뜩 놓여져있어 그 좁은 틈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데 정면에서 나와 마주보며 오는 중년의 아저씨와 눈이 마쳤다. 옆으로 비켜설 수도 없는 상황, 한 사람이 멈춰서 다른 사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잔뜩 긴장하여 '밀칠 건가? 밀칠테면 밀쳐보라지!!' 어깨에 잔뜩 힘을 주는데
그아저씨가 싱긋 웃으면서 몸을 돌려 먼저 지나가라고 손짓까지 해주는 거다.
순간 당황해서 얼떨떨하게 'thx'하고 지나오긴 했는데...
그 이후로 계속 기분이 좋더라구. 아 살다보니 이 거리에서 양보도 받는구나.
진짜 작은 행동 하나였을 뿐인데,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몸을 살짝 틀어줬을 뿐인데,
그 작은 행동 하나로 나는 계속 기분이 좋은 상태다.
친절이란 건 정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요구되는 에너지에 비해 그 효과는 정말로 어마어마하다.
나도 앞으로는 누군가에게 기분좋은 하루를 선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마무리가 좀 초딩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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