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타이거스는 연장 15회 끝에 홈팀인 매리너스를 2 : 1로 격파하고 1승을 추가하였다.
타이거스는 선발인 네이트 로버트슨을 비롯한 총 5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고, 매리너스는 라이언 롤랜드-스미스 등 7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그런데, 경기 결과를 박스 스코어를 봤는데, 매리너스의 패전 투수로 'J. Burke'가 적힌 것에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매리너스의 투수진 중에서 J. Burke가 누군지 딱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고, 또한 매리너스의 팜에도 저런
이름을 가진 투수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J. Burke'가 누구인지 궁금해서 클릭해봤더니 뜻밖에도 제이미 버크였다. 제이미 버크는 1993년에 드래프트 9라운더로 엔젤스에 입단해서, 2001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로 화이트삭스를 거쳐서 2007년부터 매리너스의 일원이 된 올시즌으로 36세인 베테랑 벤치멤버이다. 그런데, 제이미 버크는 전문 투수가 아니다. 그의 주된 포지션은 포수이고, 1루나 3루, 외야도 커버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이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야수가 투수로 등판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지는 않지만, 종종 볼 수 있다. 큰 점수 차이로 뒤진 상황에서 투수진의 출혈을 줄이기 위해서 패전 처리로 기용되는 경우를 일년에 몇 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승패가 걸린 상황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오른 경우는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현대 야구에서 처음은 아닐지 싶다. 매리너스의 25인 로스터에서 투수는 총 12명이다. 제이미 버크를 제외하고 이 경기에서 매리너스는 총 6명의 투수를 투입하였고, 4명의 선발 투수를 뺀다고 해도, 아서 로즈와 브랜든 머로우가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2명의 불펜 투수가 있는데도 짐 리글맨 감독이 9회초부터 포수를 보고 있던 제이미 버크를 마운드에 올린 의도는 무엇일까? AL 서부지구에서 선두인 엔젤스에 18경기나 뒤지는 등 매리너스의 올시즌은 사실상 파장 분위기이다. 어차피 플옵에 나갈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이기에,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확실하게 확보하기 위한 꼼수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은 브랜든 머로우의 경우에는 이전 5경기 중에서 4경기나 등판하였기에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아서 로즈는 어깨에 약간의 이상을 느끼고 있어서 등판할 계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포수인 제이미 버크를 투수로 기용한 것이었다.
어쨌든 첫 투수 데뷔전을 가진 제이미 버크는 1실점하면서 패전 투수가 되었지만, 4명의 타자를 상대해서 단 1안타만을 허용하는 호투(?)를 펼쳤다. 그 투구 내용을 Gameday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vs. 미겔 카브레라
천재 소년에게 던진 공은 모두다 Gameday에서는 체인지업으로 분류되었다. 2구째를 심판이 스트라이크로 콜했을 때에는 관중들로부터 대환호를 받았지만, 5구가 통타 당하면서 센터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허용했다.
vs. 마커스 템즈
제이미 버크는 2구째에는 원바운드 볼이 되었지만, 너클볼을 구사하기도 하였다. 2개의 파울로 투스트라이크 원볼이 되자 또 한번 관중석의 팬들은 삼진을 기대하는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제5구가 타자 뒤쪽을 완전히 넘어가는 와일드피칭이 되면서, 주자는 3루로 무혈입성했다. 결국, 이 와일드피칭으로 인해 마커스 템즈의 좌익수 플라이 아웃이 희생타가 되면서, 마침내 1 : 1 균형이 깨졌다.
vs. 이반 로드리게스
원스트라이크 원볼에서 던진 제3구를 이반 로드리게스가 헛스윙하자, 다시 한번 세이프코 필드를 찾은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제이미 버크는 퍼지를 2루 땅볼 아웃으로 처리하면서 투아웃을 잡았다.
vs. 에드가 렌테리아
에드가 렌테리아가 친 안타성 라이너 타구를 스즈키 이치로가 아슬아슬하게 잡아내면서 제이비 버크의 첫 투수 데뷔전은 1이닝 1안타 1실점으로 막을 내렸다.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첫경험을 축하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위에서도 거론했지만, 마커스 템즈의 타석에서 나온 와일드피칭이다. 결과론적으로 이것만 없었다면, 제이미 버크는 15회를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연장 16회초에도 제이미 버크가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겠지만, 일본 프로야구의 올스타전에서 마운드에 오른 적이 있던 스즈키 이치로가 투수 데뷔전을 가졌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한국 프로야구에서 플옵의 탈락이 기정사실화되었다고 해도 동점 상황에서 야수를 마운드에 세웠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아마도 그 감독은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오로지 '승리'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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