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남의 사커뷰] 높아진 기온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여름 이적시장이다. 물론 아직까지 이렇다 할 빅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선수를 둘러싼 클럽 간의 눈치 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불꽃 튀고 있는 상황이다.
1년에 단 두 번 있는 이적 기간은 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 특히 한 시즌을 앞두고 진행되는 여름 이적 시장은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잣대로 평가될 정도다. 그렇다면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효율적인 선수 영입을 성사시키는 팀은 어디일까?
리버풀의 선수보는 안목은 '최악'?
아마도 빅4 중 가장 돈을 적게 쓰는 아스날일 것이다. 그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유망주를 영입한 뒤 자신의 팀에 맞는 대형급 스타로 성장시킨다. 물론 이 같은 시스템이 선수의 연봉을 높여 이적 시장의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애쉴리 콜은 아스날의 연봉정책에 불만을 품고 첼시로 이적한 바 있다. 현재는 엠마뉘엘 아데바요르가 연봉 문제로 바르셀로나 이적을 추진 중이다.)
첼시 또한 괜찮은 영입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팀 중 하나다. 비록 천문학적인 돈을 앞세워 선수들을 영입하지만 그들의 과감한 투자는 첼시를 단 기간 내 유럽 최고의 팀 중 하나로 만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또한 마찬가지다.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반 데 사르, 리오 퍼디난드, 파트리스 에브라 등 그들의 ‘레드 라이벌’보다 성공사례가 더 많은 편이다.
이제 남은 팀은 빅4중 또 다른 레드클럽인 리버풀일 것이다. 리버풀은 빅4 중 유일하게 21세기 들어 단 한 차례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리그 최다 우승(18회)은 물론 영국 내 클럽 중 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5회)을 기록한 팀인 점을 고려할 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리버풀의 선수 영입 정책은 그야말로 최악에 가깝다. 그나마 지난 시즌 모처럼 거액을 투자한 페르난도 토레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까닭에 최악은 면한 셈이다. 리버풀 역시 다른 라이벌 클럽 못지않은 거액을 매년 투자해 왔다. 특히 영입한 선수는 다른 클럽에 비해 많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리버풀의 투자가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3~4명을 제외하곤 모두 ‘그저 그런’ 선수를 영입하는데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2% 부족한 선수 영입정책
지난 몇 년간 리버풀이 영입한 선수들을 살펴보자. 그들은 첼시가 디디에 드록바를, 아스날이 아데바요르, 맨유가 루니를 영입할 때 크레이그 벨라미, 피터 크라우치 영입에 만족했다. 또한 라이벌 팀들이 미하엘 발락, 알렉산더 흘렙, 오웬 하그리브스 등 대형 플레이어를 영입할 때 요시 베나윤을 선택했다. 리버풀은 빅 클럽이란 위치에 걸맞지 않게 상대적으로 낮은 선수들을 주로 영입했고 이는 매 시즌 그들의 발목을 붙잡아왔다.
물론 실패한 영입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호세 레이나, 사비 알론소,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토레스 등 성공한 영입도 적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매 시즌 대박 영입이 1명 내지는 그 이하에 그치면서 다른 클럽에 비해 시너지 효과가 적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토레스, 베나윤, 안드레이 보로닌, 라이언 바벨을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영입했으나 성공적인 영입은 토레스 한명 뿐이지 않는가. 게다가 토레스 역시 영입 당시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할 만큼의 가치가 있느냐는 논란이 있었던 선수였다.
리버풀은 지난 몇 시즌 동안 남부럽지 않은 투자를 거듭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늘 2% 부족한 선수영입에 따른 실패였다. 물론 이점은 누구보다 리버풀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지난 여름 토레스 영입을 통해 개선을 여지를 보여주려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버풀의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은 또 다시 실패의 절차를 밟으려는 듯 한 모습이다.
최선의 선택은 '가레스 베리'?
현재 리버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영입작업은 아스톤 빌라의 주장 가레스 베리이다.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무려 1,500만 파운드(약 300억원)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번 여름 이적이 유력시 되는 알론소의 공백을 그를 통해 메우려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드는 점은 베리가 그 정도의 거액을 투자할 만큼의 가치가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베리가 수비와 미드필더 전 지역을 커버할 정도로 전술 소화 능력이 뛰어나며 지난 몇 년간 아스톤 빌라에서 보여준 실력이 보통 이상의 수준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알론소를 대신해 그 정도의 거액을 투자할 만큼의 선수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현지 언론들은 베니테즈 감독이 베리의 영입을 통해 스티븐 제라드+베리 조합을 구현하려 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둘은 지난 유로2008 지역예선에서 결장한 프랭크 램퍼드(첼시)를 대신해 꽤 효율적인 조합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리버풀에는 지난 시즌 제라드와 괜찮은 호흡을 보여준 마스체라노가 있다.
지난 시즌 마스체라노의 존재는 제라드로 하여금 보다 공격적인 재능을 뽐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결국 토레스+제라드 콤비를 탄생케 했다. 오히려 공격적인 파괴력 면에서는 베리 콤비보다 낫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유벤투스 이적이 유력했던 알론소의 이적이 흐지부지 해지면서 중원의 공백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베리의 영입이 쓸데없는 낭비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베니테즈의 마지막 기회
물론 베니테즈 감독이 베리를 중원이 아닌 욘 아르네 리세가 떠난 좌측면에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 본래 좌측면 풀백이 본직인 그를 수비해 배치해 수비와 중원 강화를 동시에 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좌측면 수비수인 안드레아 도세나의 영입으로 인해 그럴 가능성은 낫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다음 시즌 우승을 위한 최상의 카드가 될 순 없다.
이밖에도 리버풀은 스위스 출신의 우측 풀백 필립 데겐과 우디네세의 수비수 안드레아 도세나를 영입하는데 성공한 상태다. 그러나 이 둘의 영입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곱지 만은 않다. 두 선수 모두 타 리그 중위권에서 활약한 선수이며 리그에서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다가올 2008/09시즌은 리버풀은 물론 베니테즈 감독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투자액 대비 성과를 거두는데 실패하며 사임 압박에 시달린 그다. 이번에도 실패를 거듭한다면 더 이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Soccerview l 안경남] 사진_ 리버풀. 아스톤 빌라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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