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1200명 하는 일이 뭐냐?"

2008/07/2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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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아주 화끈한 독설을 날려 주셨다. 최근 4주 연속으로 기상 오보를 내면서 '기상청'이 아닌 '기상 중계청'이 아니냐는 질책을 받고 있는 기상청을 향한 독설이다. 기상청에서 근무하는 1200명의 직원들에게 하는 일이 뭐냐고 묻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의 말은 정부가 기상청의 기상 예보 시스템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의도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진 말은 현 정부가 얼마나 무능한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1200명 발언 이후 '국내에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세계적으로 시각을 넓혀 해외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라고 이야기 했다.


1.
SBS 7월 21일자 보도에서 기상청의 오보 문제에 대해 짚어보는 기사가 나왔다. 기상청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보도된 기사에서는, 그 내용만 봤을 때 '환경이 열악하긴 하구나' 하고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기상청이 이야기 한 '기상 예보가 어려워진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민들이 기상 예보에 기대하는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
둘째, 기후 변화로 국지성 기후 변화가 많아져 관측이 쉽지 않기 때문.
셋째, 축적된 자료가 부족해 제대로 된 예측을 하기 힘들기 때문.
넷째, 날씨 예측 소프트웨어인 '수치 예보 모델' 개발 인력 부족 때문.

첫째와 둘째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넘긴다 치더라도 나머지 부분은 정말이지 당황스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임에도 해상에서 날씨를 관측할 수 있는 장소는 겨우 5곳에 불과하다는 사실만 들어도 경악을 금치 못한다. 더불어 '수치 예보 모델' 개발 인력의 부족은 매우 심각하다. 같은 모델을 개발하는 미국, 영국, 일본을 예로 든 기사에서 미국은 370명, 영국은 250명, 일본은 71명인데 비해 한국은 25명이라고 했다. 기상 예측 정확도가 높은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인력이 부족한 것이다. 같은 효율을 내는 게 어려운 건 당연해 보일 정도다.


2.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에 오른 뒤 가장 먼저 수행한 일은 정부 기관을 개편하는 일이었다. 이른바 '작은 정부'를 꾸리겠다며 엄청난 통폐합 과정과 공무원 감축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취지는 좋았다. 낭비하는 예산을 아끼고 효율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그리 했다고 한다.

그런데 줄일 걸 줄여야 하지 않을까. 다이어트를 하겠답시고 밥을 먹지 않는다면 금방은 효과가 보일지 몰라도 분명히 요요 현상이 일어나 다시 살이 찌기 마련이다. 대운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렇게나 외쳤던 '4만 불 소득 = 가구당 요트 1대'에서도 이야기 했듯,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 자연히 복지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한다. 공무원이 하는 일이 단순 국정 관련 업무가 아님을 직시했을 때 기상청 역시 그런 선상에 있음을 알 수 있다.


3.
괜한 1200명 구박하지 말 것이며 괜한 해외 전문가 영입한다고 돈 쓰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뻔한데도 눈 닫고 귀 닫은 채 답답한 소리만 내뱉는 건 이제 지겹다. 해외 전문가라고 하면 간이며 쓸개며 다 빼주는데 익숙한 우리 정부 덕분에 어쩌면 억울하게 욕 먹는 것일지도 모르는 기상청 직원 분들이 불쌍하게 보인다.

솔직히 기상청 1200명보다 청와대에 있는 수백 명을 질타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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