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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학습이 그렇게 중요해?

일기 2008/07/24 10:40 by 상우

<선행 학습이 그렇게 중요해?>
2008.07.23 수요일


방학이 며칠 지났는데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냥 결석을 며칠한 것 같이 기분이 찜찜할 뿐이다. 자꾸 친구들 얼굴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선생님 얼굴이 보고 싶다. 벌써 학교에 가고 싶어 이 긴 방학이 막막해진다.


하지만, 친구들은 사정이 조금 다른 모양이다. 이번 방학에 할 게 많아서 두렵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다. 방학을 하면 친구들과 더 많이 놀 수 있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했는데, 다들 학원 시간표 때문에 바쁜 눈치다. 그리고 내 주위에 많은 친구가 방학 동안 학원에서 선행 학습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


난 이번 방학 때 1학기 복습 위주로 공부하려고 계획표에 짰는데, 친구들은 2학기 예습을 위주로 하는데다, 5,6학년 것까지 앞당겨 공부하는 예도 있다고 한다. 그럼 난 뭐지? 피아노 학원 밖에 안 다니고 예습도 하지 않으니, 남들과 거꾸로 사는 건가?


그런데 이상하게 불안하지가 않다. 공부하는데 꼭 선행 학습을 하는 것만이 지름길은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 공부하는데 꼭 지름길로 가야 하나? 내 생각에 어차피 인간은 공부하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존재이다. 내가 생각하는 공부의 참다운 의미는, 사람이 태어나서 계속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기뻐하고 그것을 활용하여 즐겁게 쓰는 것이다.

내가 1학년 때 처음 배운 것이 '왼쪽으로 걸어요!'였다. 그때까지 왼쪽과 오른쪽을 잘 구별 못했던 나는, 왼쪽으로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재미있어서 복도와 계단을 "왼쪽, 왼쪽~!" 하고 노래 부르며 신나게 오르내렸다. 나는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영어나 구구단도 공부하지 않았고, 한글 쓰기도 능숙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것들이 그렇게 새롭고 신기할 수가 없었다.


저학년 때 아이들은 학교 공부가 다 아는 것이라 시시했는지, 수업 시간마다 재미있어서 탄성을 지르고 손뼉치는 나를 항상 못마땅한 눈으로 흘겨보았고, 욕을 해댔다. 그러나 선생님의 가르침은 어두운 바다에 등대불이 비치는 것처럼 나에 눈을 멀리 들어 보게 해주었다. 나는 그런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행복했고, 스스로 운이 좋은 아이라고 믿었다.

방학 전에 친구들 몇 명에게 공부는 왜 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대부분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글쎄~하는 표정을 지었고, 간혹 딱 부러지게 잘 먹고 잘살려고~! 하는 애도 있었다. 그러나 친구들 표정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나는 혹시 방학 때 하는 선행 학습이, 남보다 더 공부를 잘하려고 맞는 성장 촉진제 같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건강도 주사를 많이 맞는다고 좋아지는 게 아니듯이, 지식도 선행 학습을 해야 쌓이는 건 아니지 싶다. 그것도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게 아니라면? 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난 이번 방학엔, 다시 돌아오지 않을 4학년 1학기에 쌓았던 지식을 소중하게 되돌아보는 마음으로 공부하련다. 선생님과 친구들과 즐거웠던 추억을 함께 떠올리며 말이다! 역시 나는 운이 좋은 아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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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2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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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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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불닭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행학습보다 중요한건 내가 학기동안 공부한것을 제대로 공부하는것이 중요한것인거같습니다 ㅋ

    2008/07/24 10:58
  2. 선행교육 싫은1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부도 중요하지만 인성 교육 및 가치관 확립, 미래의 인생설계 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른들은 무조건 공부만 잘하라고 하지만 결국은 명문대 가는게 목적이지, 진정으로
    인생을 잘살수 있는 방도는 애기해주시지 않거든요.

    2008/07/24 11:28
  3. 선인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선행학습보다는 복습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주위 친구들은 다들 학원에서 많이 배워올텐데, 친구들이 5학년 것 6학년 것 얘기하면 주눅들게 되는 것은 아니죠? 자신감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2008/07/24 11:32
    •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친구들이 선행 학습한다고 자랑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힘들어하기 때문에 주눅들 일은 없을 것 같애요. 감사합니다.^^

      2008/07/25 14:24
  4. 모디모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 나이에도 불구 하고 공부에 대한 생각이 확실하네요. 퍼갈께요^^

    2008/07/24 14:27
  5. 꿈공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자요...상우군 부모님은 넘 뿌듯하시겠네요
    이렇게 반듯하게 키웠으니 .. 상우군 부모님이 부럽네요

    2008/07/24 14:30
  6. 표현 잘했네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장촉진제를 맞는다는게 잘 어울리네요. 성장판이 닫히면 그 후엔 아무리 맞아도 키가 더 안 크듯이 그 시기를 지나서는 아무리 정신차리고 공부를 해도 늦지요. 뭐, 선택은 자신의 몫이고 스스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도 그 자신이니 즐겁고 느긋하게 공부해서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좋은겁니다.

    2008/07/24 16:53
  7. 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이네요, 무엇보다 글을 참 잘 쓰네요~

    2008/07/24 17:59
  8. BlogIcon 추생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행학습은 불안심리의 전염병 같습니다. 안하면 우리 아이만 혼자 뒤쳐질지 모른다는 불안심리...

    2008/07/24 18:29
  9. 행복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상우군이 직접 쓴 일기인가요? 초등학생이 썼다기에 글을 너무 잘 썼네요. 이렇게 자기 생각이 확실하고, 게다가 글솜씨까지 있으니... 상우 군은 걱정 없겠어요.

    2008/07/24 23:47
  10. BlogIcon 주은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우군의 글은 언제봐도 어른인 나를 부끄럽게 하는군요~~

    딸아이의 학습때문에 늘 고민이고 걱정인데..

    제 딸아이도 상우군처럼 학습과 학업의 세상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네요..ㅎㅎ

    2008/07/25 09:14
    •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은맘님, 안녕하세요?
      부끄럽게 하다니, 뭘 그런 말씀을요~ 쑥스럽네요.^^
      장마철이지만 상쾌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2008/07/25 14:53
  11. BlogIcon Adrian Monk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까지 계속 공부를 해왔지만 글쓴이의 글을 보고 끝없이 작아지는 것만 같습니다. 공부가 어떤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생각을 가지고 계시니 글쓴이께서는 문제 없이 잘 성장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2008/07/25 12:30
    •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Adrian Monk님, 그렇다고 작아지실 것 까지야 있나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아직 부족하니 공부하는 법에 대해서도 종종 가르쳐주세요.^^

      2008/07/25 14:56
  12. BlogIcon 날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우군,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많은 학생들이 이미 선행학습을 마쳤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고, 아이들을 가르치실 때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십니까?
    사람의 머리는 계속해서 자극을 주지 않으면, '내가 그걸 배운 적이 있었던가?'하고 생각할 정도로 잊어버리는 일이 허다해요. 저도 작년 한 해 동안 열심히 공부했던 근현대사 내용이 가물가물하답니다.^^;; 복습의 의미를 둔 '역사책 읽기'에 관심을 쏟아보겠습니다!:-)

    2008/07/27 14:09
    •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날개님, 오랜만에 날이 개었어요!
      저희 담임 선생님께서는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정성껏 가르치시고요, 교과서에 없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는 편인데,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요.
      그리고, 수업 시간마다 좋은 음악도 많이 들려주셔서 저희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시죠. 제 느낌에 선생님은 선행학습보다도 우리들 모두가 골고루 잘 자라기를 바라는 분 같으세요.

      2008/07/28 16:05
  13. BlogIcon 승객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먼저 아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오래 동안 아는게 중요한 것이지요.
    저도 그래서 아들에게 예습보다 복습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복습도 쉽지 않은거 같아요. 우리는 자칫 지금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는 편이니까요.

    책도 여러번 읽을 수록 그 뜻이 머리와 가슴에 또렷하게 새겨지듯이
    공부도 지금까지 배웠던 것을 더욱 튼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모래위에 집을 뚝딱뚝딱 쉽게 지을 수 있지만 쉽게 무너지지만
    견고한 바위에 지은 집은 짓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듯이요.

    복습이 최고의 공부법입니다.

    2008/07/28 14:21
    • BlogIcon 상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승객1님, 저도 차근차근 공부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저만의 멋진 집을 쌓고 싶어요.
      복습의 의미를 이렇게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도 다시 무더워질 모양인데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고 힘차게 생활하세요!

      2008/07/28 16:18
  14. 애둘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다 도대체 몇살이 쓴 글일까? 궁금했었어요. 그림은 초등학생수준이라 그럴줄 알고 읽었는데 글수준은 웬만한 고등학생보다 낫네요.
    정말 맛깔지고 정갈한 글이었어요.
    무엇보다 글속의 상우군의 생각에 더 많이 놀라고 가네요. 진짜 우리 아들이 요렇게 커줬으면 하고 바래요.

    2008/07/30 00:05
  15. BlogIcon Alish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하는 말이지만 생각이 참 예뻐요..^^ (아이는 이렇게 자라야해~ 음..ㅎㅎ)

    2008/08/0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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